박성욱, 이금영 2인전
<흙 위에 피다>
2025.04.18 - 05.15
<흙 위에 피다>
박성욱, 이금영 2인전
장소: 지소갤러리 (대전시 유성구 현충원로 347번길 42) 2층
일시: 2025년 4월 18일부터 5월 15일까지 (4월 18일 금요일 오후 2시 차회茶會 리셉션)
기억의 결, 감정의 여백 —
흙과 표면 위에 피어나는 두 세계
지소갤러리는 2025년 4월 18일부터 5월 15일까지, 박성욱과 이금영, 두 작가의 2인전 《흙 위에 피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흙의 무게와 시간의 감각을 빚어온 도예가 박성욱과, 표면 위에 감정의 잔상을 기록하는 작가 이금영이 각자의 매체 언어로 “기억”과 “감정”을 조용히 탐색하는 자리이다.
박성욱 작가는 오랜 시간 분청이라는 전통적 기법을 현대적으로 해석해오며, 기물의 단단함 속에서도 비움과 여백의 미학을 구현해왔다. 그의 도자는 단순한 물성을 넘어, 손끝의 온기와 감정의 무게를 품은 오브제로서 존재한다.
이금영 작가는 도판 위에 반복과 흔적, 색의 층위를 쌓으며 기억의 흐름과 감정의 레이어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균질한 평면 위에 펼쳐지는 섬세한 흔적들은 시각을 넘어 촉각적 감각으로 다가오며, 보는 이의 내면에 고요한 울림을 남긴다.
이번 전시는 지소갤러리의 절제된 공간성과 자연광의 흐름을 고려한 디스플레이로 두 작가의 작업 세계를 더욱 또렷하게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분청의 물성과 평면의 감각이 서로 다른 결로 배치되면서, 관람자는 고요한 긴장감 속에서 두 작가의 ‘시간의 언어’를 따라 걷게 된다.
전시 기간 중 오프닝 차회도 2차례 마련되어, 분청 다기로 차를 나누는 자리를 통해 관람객이 작품과 더욱 깊게 교감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 아이비 큐레이터
작가 노트
박성욱 (Park Sungwook) 작가
도요지에서 마주한 파편들처럼, 나의 작업 역시 조각으로 존재한다. 서로 다른 흙과 백토, 다른 온도의 시간들이 겹쳐진다.
덤벙분청은 단순한 기법이지만, 두 물성이 만나고 스미며 남겨진 흔적을 품고 있다.
반복되는 행위는 점점 단순해지고, 마음은 비워진다. 형태는 우연 속에서 태어나고, 조각들은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나는 비워낸 손끝으로 분청을 한다.
이금영 (Lee Geum Young) 작가
나무를 심을 시기에 우리는 젊은 부부였다.
지금은 나무그늘을 즐기는 중년의 부부이다.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성욱씨는 계속 비워내는 작업을 하고 있고 나는 꽃이며 나무며 돌이며 하나씩 늘려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비우고 늘리는 삶은 서로 다른 방향이다.
우리는 함께 각자의 작업을 응원하고 있다.
파랗게 젊은 시절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았던가 돌아보니 우당탕탕 파란만장이다. 처음 양평은 낯설은 시골이었다.
도시생활만 하던 내게 양평은 더 춥고 고독한 곳이었다.
여전히 겨울이 길고 봄이 늦어져 추운 곳이지만 그때 그때 마다 계절은 어김없이 오고 가는 이치를 이제는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살아가는 것은 많은 것들과 연을 만들어 가는 과정인 것 같다. 낯설었던 이곳 양평에서 나는 다정한 이웃을 얻게 되었고 나의 작은 동물들과 계절마다 피워내는 꽃들과 때가 되면 찾아오는 새들과 봄이면 울어대는 개구리와 해마다 늙어가는 바닥의 돌들 마저도 나와 연이 닿아 있다는 것을 나는 순간순간마다 느끼며 감동하게 된다.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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