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냄비 밥과 된장찌개를 참 좋아한다.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해 뜸 들이는 과정과 잘 익은 된장은 옻칠과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작가로서 나를 표현하기 위한 언어는 옻칠(ottchil)이다 옻칠 본연의 재료적 특징을 잘 연구하여, 나만의 예술적 언어의 표현으로 옻칠로 나를 기록하고 싶었다.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는 시대에 천천히, 차근차근 풀어내야 하는 옻칠예술은 뜸을 잘 들인 냄비 밥처럼, 잘 익어가는 된장처럼 나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매일매일 일기를 써 내려가듯 나의 작업은 반복의 연속이다. 

그 기록이 하루하루 쌓여 지금의 나를 보여주는 코드가 완성 되어가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전시를 준비하며 큰 주제를 생각하고, 주제에 맞추어 작품을 완성해 가지만, 각기 작품마다 작업할 때의 상황과 느낌, 기분이 투영되어 작품 스스로의 코드가 부여되어 가는 것 같다. 

옻칠작업에서 시간은 냄비 밥의 ‘뜸’과 같은 의미로 나에게는 해석되어진다. 즉, 시간의 흔적, 시간의 놀이, 시간의 흐름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 의미를 갖는다는 말이다. 

반복된 옻칠의 작업은 ‘한 겹씩 칠하고 말리고 칠하고 말리고’ 하는 과정들이 시간과 함께 쌓여가며 나를 완성해가는 과정이다. 옻칠이 가지는 재료로서의 의미는 냄비 밥의 쌀과 같고, 자개, 알 껍질, 두부, 분가루 등은 된장찌개의 재료들처럼 나의 표현을 다채롭게 이끌어 내준다. 하지만 옻칠작업은 내 손에서 완전히 작업이 끝났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옻칠의 색이 재색깔을 찾아 색이 피며, 나의 의미가 완성되기까지 뜸들이고 익어가는 시간 또한 작업의 연속이기에 그러하다.

이번 지소갤러리 전시를 준비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나에게는 ‘쉼표’ 처럼 다가온 또 다른 여행과 같은 의미로 다가온다. 오랜시간 많은 전시 기화가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작업들을 한자리에서 보여줄 기회는 처음이어서 나무나도 설레고 망설여진다. 

작가 상엽 이외에 ‘여비진옻칠스튜디오’는 나의 배우자처럼 또 다른 나의 반쪽이기 때문이다. 그 다른 반쪽을 함께 전시함이 설레고 망설여지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익어가는 과정의 일부라 여기며 기쁘게 준비해 본다. 

-2019년 가을 밤에.

상 엽 (sangyoup) 

2006 년 중국 칭화대학 미술학원 공예미술 칠화전공 석사졸업 

2001 년 배재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칠예과 학사졸업

2017 ‘절로 가는길’ 상엽 옻칠초대전 (불일미술관, 서울) 

빈티지 204 상엽 옻칠초대전 (빈티지204, 서울) 

2015 ‘시간의 비늘’ 상엽 옻칠초대전 (가회동60, 서울) 

2013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는 정상엽 옻칠화전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2011 ‘찾아가는 과정들 두 번째 이야기’ 정상엽 옻칠화전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2010 ‘찾아가는 과정들’ 정상엽 옻칠화전 (북경, 798 예술촌 상도화랑)

2010 칭화대 & 배재대 옻칠 작품 교류전 (북경, 칠천 년 갤러리) 

옻칠 조형 회 초대전 (통영, 옻칠 미술관, 통영 갤러리) 

단원 미술제 입선 (안산, 단원 미술관) 

옻칠 조형 회전 (통영, 옻칠 미술관 / 갤러리 통영) 

한국 칠 예가 회전 (서울, 한국 공예 디자인 문화 진흥원) 

2011 옻칠을 담아 .. (서울, 경인 미술관) 

옻칠”4시 “(대전, 2011 쌍리 갤러리) 

옻칠 조형 회전 (대전, 배재대 학교 21 세기 전시관) 

2012 한국 옻칠 조형 회 기획전 (서울, 갤러리 아쿠아) 

서울공예상 공모전 특별상 수상 KDB 전통 공예 산업 대전 입선 서울기프트쇼 (서울, 코엑스 전시장) 

한국 옻칠조형회 국제전 (서울, 한국 공예 문화진흥원) 

공예트렌드페어 (서울, 코엑스전시장) 

2013 werkmeister 전 (서울, 한가람 아트 갤러리) 

ART BY MKZ 초대전 (서울, 청담 뮤지엄) 

햄튼 아트페어 (뉴욕 햄튼) 

중국국제칠예3년전 (중국 무한, 호북성 미 술관) 

한국 옻칠 조형 회전 (서울, 두루 스페이스) 

2014 New Generation 공모 당선작 (서울, able fine art seoul 갤러리) 

한국옻칠조형회관 (대전, 문화 재단 전통 나래 관)

A to Z 4th “on the table”(서울, 좋은 나무 & co) 

롯데 갤러리 기획전 “장식의 기술전” (대전, 롯데 갤러리) 

기획 초대전“Life with art “(청도, 갤러리 팔조) 

2015 Delicious, 옻칠 (서울, 인사 아트 센터) 

“休” 옻칠 초대전 (서울, 갤러리 nou) 

한국 옻칠 조형 회전 (세종시, 소피아 갤러리) 

공예 트렌드 페어 (서울, 코엑스 전시장) 

2016 메종 & 오브제 (파리) 

중국남창아트페어 (남창) 

중국복주국제 칠예비엔날레 (복주, 주상방) 

한국 옻칠 조형 회전 (서울, 공예 문화 진흥원) 

“합 “3 인전 (서울, 가나 아트 스페이스) 

공예트렌드페어 (서울, 코엑스 전시장) 

2017 한중 작가 교류전 (북경) 

공예 트렌드 페어 (서울, 코엑스 전시장) 

2018 2인전 (프리톤, 서울) 

공예트렌드페어 (서울, 코엑스) 

2019 “꽃의 이야기” 한,중 여성화가 작품전 (서울, 중국 문화원) 

메종 & 오브제 (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