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SUNG-YOUL
‘本, 延’
2022.06.02 - 06.29
작가 노트
전통 옻칠 공예를 전공하고 옻칠과 나전을 주재료로 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전통의 나전칠기는 다양한 제작 도구와 재료, 제작방법, 표현기법을 가지고 있지만 작업을 이어갈수록 완성도나 약간의 장식 기법의 차이 정도만 있을 뿐 결과 물들은 대동소이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무, 금속, 천, 한지, 도자. 가죽, 유리 등 형태를 만들 수 있는 거의 모든 재료의 마감재나 기법 용으로만 사용 되는 옻칠은 단일 재료로서 쓰임의 한계가 분명하다. 이렇게 전통이라는 명목 하에 정형화된 제작방식에서 벗어나 옻칠이라는 재료 자체가 구조가 되는 기법을 연구하게 되었다. 재료가 가지고 있는 성질들을 정형화 하지 않고 옻칠본연의 모습 그대로 구현하고자 하였다.
그 첫걸음으로 전통 나전 칠기의 제작 과정을 좀 더 세분화해서 바라보기를 시작하였고 해체와 결합을 통하여 옻칠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런 과정은 내 작업에 큰 변화를 주었다. 그렇게 세상으로 나온 작업은 기존의 옻칠공예 제작과정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어있었다.
작품은 그것을 이루는 전통적인 의미로써의 ‘태’는 존재하지 않는다. 형태를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은 배제하고 옻칠 고유의 물성만으로 나만의 조형 세계를 만들었다.
옻칠로만 구성된 오브제는 가늘고 약한 옻칠 선들이 가로방향 이나 세로방향 혹은 십자문양으로 모여져 서로 엮이면서 각자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이 색선 하나하나는 약하지만 이 선들이 쌓여가며 도막을 형성하고 결국엔 옻칠 그들만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같은 형태로 제작을 하여도 옻칠의 건조 과정에서 나오는 칠에 대한 장력과 지구의 중력으로 항상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없다. 옻칠이 그들이 이루고 싶은 형태로 변화하고 구축하여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자연 속에서 발생한 모든 것은 그 상황과 목적에 따라 자신의 형태를 조금씩 변화해 가며 오랜 세월동안 진화해 왔다. 이것은 생존을 위한 생명의 본질이라고 볼 수 있다.
옻칠은 본채인 옻나무에 깊은 생채기를 내며 세상으로 나왔다.
상처에서 흘러내리는 유백색의 유기물은 환경에 적응하여 점차 경화 되어가기도 하고, 종유석처럼 조금씩 쌓여서 굳어가기도 한다. 조그만 상처에서 흘러 내려온 유기물은 선처럼 내려와 또 다른 형태를 만들어낸다. 이 유기물들은 본체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경화되어 간다. 칠예가로서 옻나무가 만들어내는 생존을 위한 형태에 관심을 갖으면서 삶과 치유의 공간, 그 관계들에 대해 생각을 한다. 작업은 ‘늘려서 채우고 쌓아간다’는 단순 반복적인 행위로 다채화 한 옻칠 선들을 단순한 2차원 평면 위의 무수한 공간과 다차원의 형상을 만들어 내며 삶의 영역을 확장해 간다.
박성열 (PARK SUNG-YOUL)
1997~2008 배재대학교 미술학부 칠예과 졸업 및 동 대학원 칠예학과 졸업
현 밈 옻칠 아트 스튜디오
한국 칠예가회 중요무형문화재 나전장10호 이형만 선생님 전수생
2007 박성열 칠예전 (대전 이공갤러리)
2022 공예, 시간과 경계를 넘다 2부, (서울공예박물관, 서울)
2022 수성아트오디세이 #2공예가의 식탁 (수성아트피아*갤러리히든스페이스, 대구)
2022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 공예특별전 ‘手作手作’, (KCDF 갤러리, 서울)
2021 낯설고, 낯익고, ( 스페이스B_E 갤러리, 서울)
2021 TRACE [‘일상적 도구’라는 흔적], (온유갤러리, 안양)
2021 Loewe craft prize 2021 Exhibition, (Musée des Arts Décoratifs, paris)
2021 kcdf×print bakery selected craft goods, (프린트베이커리, 여의도 더현대)
2020 KCDF 기획전시 ‘컵’, (KCDF 갤러리, 서울)
2020 KCDF 전시기획공모전 ‘O器’, (KCDF 갤러리, 서울)
2020 유월에 칠화, (스페이스 오매, 서울)
2020 공예동행, (탑골 미술관, 서울)
2020 point of life, (인사동 통인갤러리, 서울)
2015 한국옻칠창의예술 기획초대전, (통영 옻칠 미술관)
Art n life show, (양재AT센터)
2010 배재대학교 중국청화대학교 교강사 교류전, (칠천년 갤러리, 중국 798거리)
2008 한국옻칠화전, (공화랑, 중국 북경)
옻빛전, (가나 아트 스페이스, 서울)
2006 호치민미술대학 교류전, (호치민미술대학, 베트남)
동경예술대학교 칠예교류전, (배재대학교, 대전)
공감의 전환전 하반기 특별초대전, (에스닷 갤러리, 대전)
7×7=漆 전시, (성보갤러리, 서울)
2005 사천미술대학 칠예교류전, (사천미술대학, 중국 사천)
2004 제6회 지성의 펼침전 한국 미술 전국우수대학원생 초대전
2020 공예트랜드페어 우수작가 선정 ‘우수상’
2020 KCDF 공예디자인 스타상품개발 공모 선정
2020 LOEWE FOUNDATION Craft Prize 2020 – ‘Finalists’
2019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국제공예공모전 ‘최종 11인’
2017 한국옻칠공예대전 ‘특선’
2005 한국옻칠공예대전 ‘입선’
2004 전국 공예품대전 ‘장려상’
대전 공예품대전 ‘장려상’
한국옻칠공예대전 ‘특선’